[영화] 1917을 보고(표현에 대하여 생각...)
나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표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숭고하다고 할만큼)
좋든 싫든 사람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사람들과 만나고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또 의사소통이 아니더라도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자신의 존재가 확고해진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말하면 내가 혼자 생각하고 나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한 사람 두 사람 더 많은 사람이 나의 생각과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내가 좀 더 유의적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을 어떤 형태든 하는것 이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밥을 먹고 싶은지 먹고 싶으면 뭘 먹고 싶은지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저 사라질 뿐이다.
영화 얘기를 한답시고 이렇게 까지 밑밥을 까는 이유는 이 영화의 표현력 때문이다.
이 영화는 표현력이 미쳤다. 영화를 만드는 기술이, 감각이 이렇게 까지 발전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굉장히 롱테이크로 촬영한 영화라는것을 미리 알고 영화관에 갔고 다소 지루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음악이나 촬영한 시점, 관객에게 보여줘야 할 장면,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장면들이 영화를 알지도 못하는 내가 봐도 선명하게 전달되는 표현이었다. 특히 극중 블레이크가 죽고 시점이 바뀌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이전부터 이끌어온 화면들이 있으니 더욱 강렬했다.)
극도로 사실적인 연출로만 구성될거라고 예상했던 것도 거의 뭐 박살 났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영화적인 연출이 굉장히 많았고 스토리가 흘러가는 대로 화면이 구성된 게 아니라 정말 하나하나 의도를 가지고 표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영화였고 2시간을 넋을 놓고 관람했다.
사실 영화에 대해서는 더 이상 크게 할말이 없다. 뭐 원래 보려고 했던 영화가 아니라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을 때 이영화를 알게 되었고 의리상 영화관에서 봤는데 너무 잘 만든 영화라 블로그에서 소개하고 싶었을 뿐... 그리고 이영화를 본 다음 가장 먼저 생각이 든 게 표현을 하는 방법이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며 어른이 된다는것, 어른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되는 것인지 생각할 때가 많은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완성된 어른은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말 또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말... 좋은 말을 하기란 정말 힘들다. 살면서 나는 정말 좋은 의도로 말을 하고 했는데도 그렇지 못하게 전달이 될 때가 많다. 나는 내 표현력이 성숙하지 않아서 라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표현의 방법은 무엇일까?
진정한 어른이 아니라 나는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살면서 하나 배운건 좋은때 좋은 말이 아니라면 안 하는 게 이득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때에 집착해서 좋은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때를 놓쳐서 좋은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두 번 세 번 생각해서 좋은 표현으로 나를 나타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