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감, 이를테면 타이밍 같은 게 있다.
이번 인셉션 재개봉이 그랬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관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니고 집에서 편하게 보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득 집 근처 영화관에 지금 무슨 영화를 상영하는지 궁금해진 건 과연 우연일까...? 물론 우연이겠지만 타임 테이블에 인셉션이 올라와 있는 걸 보고 몇 번을 다시 봤다. 검색해보니 진짜 재개봉을 했다고 하는데...

인셉션이 벌써 십 년이나 지난 영화라는게 믿기지가 않았다. 사오 년 전에 본거같은데...이런 데서 나이 듦을 실감 하는건가...
또 여담이지만 포스터 진짜 구리다. 내 기준에서 좋았던 영화 중에 포스터가 구려서 안 보려고 했던 영화가 대표적으로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인셉션이고 또 하나는 케이 팩스(k-pax)다

내가 이 포스터 때문에 이런 영화들을 놓칠수도 있었다는게 소름이 돋는다. 포스터 디자인한사람 반성해라.
아무튼 이뿐만이 아니다. 오늘 인셉션을 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오전에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가 "길버트 그레이프"였다. 길버트 그레이프가 무슨 영화냐면 무려 청년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어린이가 형제로 나오는 영화인데 어린이 레오나르도는 자폐아 연기를 하며 조니 뎁의 발목을 붙잡고 나도 모르게 조니 뎁의 인생에 몰입해 레오나르도의 뺨을 갈기고 싶은 충동이 드는 그런 명작이다.
고로 오늘은 아침부터 "길버트 그레이프" 어린 레오나르도의 기가 막힌 연기를 생각하며 밤에 영화관에서 볼 레오나르도 아저씨의 "인셉션"을 기대하는 아주 굉장한 하루였다는 이야기다.
어쨋거나 다시 인셉션 얘기로 돌아오면 사실 이건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인게 나는 SF영화를 좋아하는데다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조셉고든레빗의 연기도 좋아해서 그 두배우의 영화는 대부분 다 찾아서 봤다. 사실 조토끼씨의 역할이 스토리상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두배우를 동시에 본다는것 자체로도 나는 좋았다.
또 하나 SF의 가장 중요한 점은 뭐겠는가? 신박함이다! 소재가 신박해야 한다! 그런점에서 인셉션은 꿈속의 꿈 이라는 창의적인 소재를 가지고 14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동안 진득하게 젖어든다. 나는 스토리를 스토리에 맞게 딱딱 풀어내는 영화도 참 좋아하지만 인셉션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스토리에 젖어들어가는 느낌이었다. SF에서 이런 느낌을 받는건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는데 사실 몽롱할 정도로 긴 러닝타임이 한몫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한다.
게다가 우리 동네 영화관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비교적 집에서 보는것과 흡사한 기분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데 굳이 탄산수를 마시겠다고 가져가서 영화 보는 도중에 탄산수를 까다가 손에 다 흘리지만 않으면 아주 편안한 영화관람을 할 수 있다.
요즘 좋은영화를 보기가 너무 힘들다.(물론 기생충같은 웰메이드 영화도 있지만) 요 근래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는 돈이 아까웠던적이 많은데 이런 좋은영화를 재개봉해서 다시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더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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