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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자의 리뷰/기타

가난한자의 어버이날

by Toby_Choi 2020.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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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월 8일이다. 그렇다 어버이날이라고 하는 날이 우리를 찾아왔다.

어릴 때는 그저 학교에서 만든 카네이션 혹은 문방구에서 파는 가짜 카네이션을 어린이날에 받은 용돈으로 사서 선물하는 날에 불과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의 가난한 자에게는 어린이날보다 백배는 중요한 날이 되어버렸다. (일 년 삼백육십삼일을 부모님 생각 안 하고 지내다가도 생신과 오늘 두 날만 감사를 잘 전달하면 부모님도 만족하시고 나도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그런 가성비 좋은 날이란 말이다.)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어머니와 아버지가 두분다 계신다. 그중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있듯이 나 또한 그렇다. 거의 혼자 우리 삼 남매를 키워주신 그 사랑에 애틋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 뭐 이리저리 말했지만 결국 가난한자가 오늘 하루 어머니한테 감사를 전했다 이 말이다.

 


다시 한번 운이 좋게도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어버이날을 챙길 수 있었는데 

거의 매일 해주시는 밥을 아침에 먼저 차려드렸고 매년 어릴 때 받아왔던 것처럼 필요한 게 있으신지 여쭤보고 주문했고 퇴근길에 꽃을 사서 꽃병에 꽂아 식탁 위에 두고 전날 장 봐둔 재료와 아껴놨던 트러플 소스를 꺼내 파스타를 만들고 먹을만했냐고 엄마한테 물어보며 함께 식사하고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는 하루였다. 

꽃, 트러플소스, 파스타

 


신경을 쓴다는건 어떠한 노력을 기한다는 것인데 생각해보니 나는 어머니한테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살았던 것 같다.

분명 늦게 들어오면 걱정하실테고 식사 준비가 귀찮으셨을 테고 밖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하고 싶으셨을 텐데 낳고 먹여 살리고 신경을 쓰고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신경 쓰지 않는다면, 내가 감사로 받아들이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저 하나의 움직임 하나의 생각으로 소비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한 자는 그 삶에만 쫓겨 살아가기보다는 좀 더 빠르게 성실히 신경 써서 삶보다 앞서 걸어가며 삶 가운데서 신경을 써야만 얻을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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